컴을 포맷하느라 이제사 방문기 올립니다.
일요일에 셀마기타 다녀왔습니다.
여름에 받은 3000c가 목디스크에 걸렸는지 부분적인 버징이 나서...
택배로 보내서 수리 받을까 하다가, 셀마 공방은 꼭 한번 가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접 들고 갔습니다.
수원에서 파주까지 장장 3시간 걸리더군요.
그래도 오랬만에 자유로 타고 음악들으면서 시원하게 밟으니
그것도 나쁘지 않더군요.
가보니까 역시 솜씨 좋은 장인의 공방답게
어수선하고 조촐하지만 무언가 범상치 않은 분위기로
여러 가지 장비들이 있어야할 곳에 잘 배열되있더군요.
모든 공정을 보조인력 없이 혼자서 하신다더군요.
나무 냄세가 확 나는게 "이곳이 명기가 만들어지는 곳이야"
라고 말하는듯 했습니다.
브릿지 새들을 갈려고 연마기를 켜시는데
갑자기 전기가 나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전기가 말썽을 부려서 정확히 7번을 차단기 있느 곳까지
왔다갔다 하시는걸 보고 휴일에 찾아와서 괞히 수고을 끼쳐드리는 것 같아
무지 미안했습니다.
애기 나누다 보니 저와 비슷한 연배이고 서로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산다는
공통점에 이야기가 절로 통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셀마기타 사장님처럼 애들 기타 가르치는 제 일에 좀 더 자부심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더 실력을 키워야 겠다고 속으로 굳게 다짐했답니다.
아뭇튼 가서 작업하시는 것도 눈으로 직접 보고 줜장의 기타 만드는 철학도 듣고 하니
셀마기타에 더욱 믿음이 가더군요.
이번에 가서 확실히 배운 것 하나는 어쿠스틱 기타는 특히 온도관리를 잘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심코 학원벽에다 걸어 놓았던 제 기타.
낮에는 히터로 무지 따뜻하다가
불끄고 집에가는 밤에는 무지 추웠었나 봅니다. 상판이 수축되서 내려 앉으면서
상판에 붙어있던 지판 역시 내려 앉으면서 넥이 굽어 14프렛 부분이
튀어나와 버징이 나던 거였습니다.
본으로 만든 새들을 좀 더 높게 하나 더 만들어주시고 가볍게 융기된 부분을 드레싱해서
버징을 잡았습니다.
여름되면 다시 상판이 뜨면서 줄이 뜰수 있으니 원래 있던 새들도 같이 가지고 있다가
교체 하라고 하시더군요. 어쿠스틱 기타는 새들을 여러 높이로 몇개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줄도 새걸로 가고 지판도 깨끗이 닦고 액션도 잘 셋업해 놓으니
아파서 휴양중이던 기타가 갑자기 전투태세가 갖추어지는듯 합니다.
앞으로 이놈 춥지 않게 잘 돌봐주어야 겠습니다.
3000c가 그리 값나가는 기타는 아니지만 그 소리며 자태는 나름대로 소장한 이의 총애를
한껏 받을만한 놈이 분명하다고 봅니다.
그기타를 마치 시집보낸 딸이 탈나서 친정에 온 것처럼 지극정성으로 어루만져 주시는 모습이
무지 흐뭇했습니다.
셀마기타의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셀마기타 사장님.
우리 간간히 멋지게 사는 소식 전하면서 그렇게 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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